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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묘한 이야기 - 기생(奇生)

위 BMG을 꼭 재생하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. 아래 이야기는 제가 3일 전 겪은 실화임을 알려 드립니다. 2023년 8월. 끊임 없이 비가 내린다. 폭우가 지나간 다음 내리는 비는 지리멸렬하다. 오래된 골방에 먼지가 쌓이듯 조용히 내려 앉는, 그러나 멎을 줄 모르는 비는 인생의 길고도 불운한 시기들을 연상케 한다. 하지만 이 비에도 끓어 오르는 아스팔트와 보도는 식어 내리지 않는다. 사람들은 이 지겨운 빗방울로 인해 바깥부터, 또 불쾌한 땀 탓에 안에서 부터 젖어 갔다. 온 도시가 불쾌한 습기로 젖어있다. 이 도시 안 사람들의 눈빛에 차츰 광기가 깃들기 시작한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일까. 나는 잠시 비가 가늘어진 틈을 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. 비는 잦아 들었지만 도시 위에 드리워진 불쾌한 더위는 ..

허언증 2023.08.26

기묘한 이야기 - 빙의 된 노파

음악을 꼭 특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. 아래의 이야기는 본인이 어제 겪은 실화임을 맹세합니다. 어느 비가 내리는 음산한 저녁. 나는 여느 때 처럼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. 그날 따라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. 비에 젖어 번들대는 아스팔트가 네온싸인의 빛을 반사하여 파충류의 가죽처럼 빛나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. 그리고 다시 핸드폰에 시선을 가져갔다. 한 때 티비를 바보상자라고 비웃던 자들이 이제 그보다 더 작은 핸드폰 화면에 스스로 기어 들어가 자신의 바보짓을 전시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양가적 감정에서 오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. 나는 비가 내리는 오래된 거리의 대로변에서 홀로 웃고 있었다. 그 때 기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. "안녕하세요."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한 노파가 묘한 미..

허언증 2023.08.15